학부모 "교사 못 믿어"…98% 사교육 시킨다

입력 2020-01-19 17:50   수정 2020-01-20 09:51

올해 서울의 한 일반고 졸업을 앞둔 고3 학생 J씨(18)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고 사설 컨설팅업체 세 곳에서 진학 상담을 받았다. 학교에서도 진학 상담을 한 차례 받았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J씨는 “학교 선생님은 수능을 잘 본 소수 상위권 학생 말고는 사실상 신경 쓰지 않았다”며 “지방에 있는 대학들의 합격 유불리를 따지기 쉽지 않아 컨설팅업체를 찾았다”고 말했다.


교사 신뢰도 5점 만점에 2.79점

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8~9월 전국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3.9%는 한국의 초·중·고등학교 전반에 대해 ‘못하고 있다’ 혹은 ‘전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민은 12.7%,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은 53.5%다. 4000명의 응답자 가운데 초·중·고 학부모 833명이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4.2%로 전체 응답자보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교사에 대한 신뢰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들은 교사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신뢰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5점 만점에 평균 2.79점을 줬다. ‘보통’ 수준인 3점에도 못 미치는 점수다. 교사에 대한 신뢰는 △2016년 2.91점 △2017년 2.82점 △2018년 2.84점으로 지난해(2.79점)까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사교육 참여로 이어졌다. 유·초·중·고 학부모 응답자 969명 가운데 97.9%(949명)는 자녀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학부모는 2.1%(20명)에 불과했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초·중·고교 각 교사에 대한 체계적인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문 응답자들은 초등학교 교사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능력에 ‘생활지도 능력’(50.2%)을 꼽았다. 중학교 교사는 ‘학습지도 능력’(37.4%), 고등학교 교사는 ‘진로·진학지도 능력’(52.4%)이 가장 필요한 교사 능력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학교급에 따른 교원 연수 지원뿐 아니라 초·중등 교원 양성 과정에 국민과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능 반영 요구 목소리 높아

정부가 최근 대학 입시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 비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응답자들 역시 대입 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하는 항목으로 수능(30.8%)을 꼽았다. 전년도(29.2%)와 비교해 수능을 꼽은 비율이 소폭 증가했다. 수능 다음으로는 특기·적성(25.6%), 인성 및 봉사활동(23.4)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고등교육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3%는 ‘등록금 부담 경감’을 꼽았다. 대학 사이에선 12년째 이어지고 있는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에 대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 인식과는 괴리가 있는 것이다. 대입전형 단순화(20.7%)도 정부가 신경 써야 할 주요 고등교육 정책으로 꼽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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